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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기독교 문화적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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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te - 2004-08-14 04:08:21  |  Hit - 5928  
영국과 미국에 살면서 기본적으로 행해야 하는 국민의무는 세금을 납부하는 일이다. 아니 가장 중요한 국민의 의무이다. 이것은 책임 아니라 의무이다. 사회적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영국에 사는 저임금 사람들은 세금을 거의 납부하지 않고 중산층이나 부유층은 30-50%의 세금을 납부해야만 한다. 미국도 역시 그렇다. 4인 가족을 기준으로 하여 3만 달러 정도의 수입에 이르지 못하면 세금을 내지 않는 것이 아니라 사정에 따라 액수는 달라도 얼마큼의 세금을 되돌려 받기도 한다. 영국에서는 자녀 양육비(child benefit)이라 하여 저소득층에게 돈을 매주 주고 있으며, 미국에서도 역시 자녀 양육비를 받을 뿐만 아니라 4천 달러까지의 세금도 되돌려 받는다. 그만큼 사회보장이 잘 되었다고 할 것이다.
세금을 납부하는 것도 자발적이다. 우리나라처럼 국세청에서 세금을 매기는 것이 아니라 미국은 스스로 세금을 계산하여 I.R.S.(Internal Revenue Service)에 제출하고 납부한다. 그런데 만일 거짓으로 보고되면 무척 곤란한 일을 당한다. 미국에 처음 왔을 때, 유학선배들이 권하는 것은 가게에서 구입한 물품들의 영수증들을 10년 동안 보관해 놓아야한다는 것이다. 당시 한국에서 세금 계산서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나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아직도 나는 10년 이상 묶은 영수증을 보관하고 있다. 그러면서 하나 실례를 들어 주었다. 한국인 교수 한 사람이 잘못 세금 계산을 하여 제출하였는데 2-3년 후 I.R.S.에서 연락이 왔다. 제출된 세금이 이상하니 10년 동안의 모든 영수증과 통장(statement)을 대조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10년 동안의 세금 제출서들을 가지고 감사받기에 이르렀다. 처음 통지를 받았을 때는 무시했는데 3-4회 오면서 벌금을 아예 매겨 놓고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만일 증거들을 제시하지 못할 때는 20만 달러의 벌금을 내라는 것이다. 이에 놀란 교수는 공인회계사(C.P.A.; Certified Public Accountant)와 함께 변호사를 사서 I.R.S.와 협의하여 10만 달러를 내기로 했다는 것이다. 무서운 체제이다.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는데 한 번 잘못되면 매장되듯이 어려움을 당하기 때문에 미리 자발적으로 솔직하게 행동해야만 한다.
영국에 처음 갔을 때 현금을 사용하는 자들보다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자들이 많았다. 미국 역시 그러했다. 더 놀라운 것은 영국에서는 은행에서 수표장(check book)을 주고, 미국에서는 수표장을 본인이 만드는데 그곳에 통장에 있는 액수에 맞추어 서명만 하면 곧 현금이 되기 때문에 현금을 거의 소지하지 않는다. 작은 액수를 구입할 때나 패스트푸드(fast food)를 구입할 때 외에는 거의 카드를 사용한다. 아니면 신분이 드러내기 두려운 자들이 현금 사용을 꺼리기도 할 것이다. 아무튼 현금을 잘 소지하지 않는다. 정말 신용 사회이다. 어떻게 서명을 대조할 수 있는지 본인의 서명인지 아닌지를 어떻게 아는지 신기하기도 했다. 오랫동안 지켜온 사회 관습이다. 그래서 서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함부로 서명이나 자신의 비밀적 번호나 생일, 주소, 그리고 주민번호 등을 잘 알려주지 않는다. 동시에 그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만 한다. 본인이 서명한 것에 대해서는 언제든 책임을 져야만 한다.
문화적 차이로 인해 오는 충격은 한두 가지 아니다. 마찬가지로 비기독교 문화에 젖혀 살고 있다가 기독교 문화로 들어오거나 개종하는 사람들은 과거의 문화생활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어떤 때는 이중적 생활을 한다든지 외식적 생활을 한다는 말을 듣곤 한다. 그럴 수밖에 없다. 문화에 따라 우리는 삶의 방식이 정해진다. 기독교 문화에서 가장 중요하며 기본적인 삶은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기는 것이다. 한 마디로 겸손이다. 등을 돌려 욕하지 않는 것이다. 남에 대해 거짓증거 하지 않는 것이다. 종으로서의 삶을 사는 것이다. 주인이 아니라 청지기로서의 삶이다. 여기에는 차이가 없다. 누구든 하나님 앞에서는 동일하게 성직자가 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동일한 청지기이며 종이다. 다른 말로 하면 누구든 이웃을 사랑해야만 한다고 할 수 있겠다. 두 번째로 기독교 문화의 삶은 믿음이다. 하나님을 믿는 신앙만 아니라 이웃을 믿는 신뢰감이다. 손해 받을 줄 알면서도 믿는 신뢰이다. 네 믿음대로 살리라고 하신 주님의 말씀도 생각난다. 이 두 가지를 다음의 예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19세기 초두의 프랑스 낭만주의 문학의 대변자라 할 수 있는 빅토르 위고의 『레 제라블』(비참한 사람들)에 나오는 쟝 발장의 경우가 그러하다. 생활고로 인해 빵 한 조각을 훔치고 감옥에 갇히게 된 그는 19년 동안 옥살이를 마치고 출옥하게 된다. 사회의 첫 발을 내딛는 순간 소외당하고, 사회에 대한 증오심을 불러일으키고 만다. 그 때 밀리엘 신부는 그에게 기독교의 사랑에 대한 눈을 열도록 인도하게 된다. 그리하여 그가 가르친 대로 살게 되므로 부자가 되고 공장을 세우고 나중에는 시장까지 승진한다. 이웃 사랑하기를 내 몸처럼 하면서 성자처럼 숭고하게 임종을 맞이한다. 과거의 삶과 그리스도 안에서의 삶의 차이를 분명히 드러낸 대표적인 모습을 볼 수 있는 소설이다.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다. 기독교 안에서의 가르침에 충실하게 살아야만 할 것이다. 기독교로 개종한 자라면 적어도 그렇다. 내가 그리스도 안에서 살기로 하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하면 적어도 그렇다. 그 분의 말씀에 맞추어 사회의 관습에 젖혀 있는 것을, 즉 죄의 모습을 하나씩 청산하면서 주님의 말씀에 따라 살아가야만 할 것이다. 새로운 기독교 문화적 삶은 바로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 외적인 문화적 형태에 적용하려고 하다보면 늘 괴리현상을 맞이할 것이다. 기독교 문화는 외적인 형식이 아니라 성품에 있는 것이다. 그래서 진실한 겸손, 즉 사랑과 신뢰, 즉 올바른 믿음 안에서 행하면 무엇이든지 관용할 수 있는 것이 올바른 기독교적 문화 이해이고 기독교 문화적 삶이다.

이 기사는 크리스챤투데이 신문 http://www.chtoday.co.kr/template/news_view.htm?code=pd&id=3483 에서 다시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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