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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본향을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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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te - 2004-12-03 21:01:34  |  Hit - 6023  
야간열차에는 많은 추억거리가 있다. 특별히 명절이 되면 수많은 사람들이 귀향하는 분들을 보면서 떠오르는 추억이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여러 가지 일들로 인하여 기차여행을 자주한다. 요즈음은 KTX가 만들어진 후 비행장을 드나드는 사람들이 기차역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하지만 기차의 낭만은 KTX 보다는 무궁화, 새마을, 또는 통일호에서 자주 나타난다. 평소에는 많은 자리가 있지만 주말이 되면 좌석권은 이미 매진되어 사람들은 입석권을 가지고 승차하게 된다. 매진이 된 기차는 좌석이든 입석이든 누구든 승객들은 피곤한 몸을 기차에 싣고 집이나 목적지로 향한다. 곤하게 잠을 청하는 사람, 밤새 휴대폰으로 미소를 지으면서 이야기하는 사람, 정답게 몇 시간이고 담소를 나누는 사람, 맛있게 김밥이나 과일을 깎아 먹는 사람, 좌석권이 없어 복도에 앉아 있는 사람, 신문지를 깔고 앉아 있는 사람, 어두운 바깥을 볼 수 있는 창문을 우두커니 바라보는 사람, 또는 아이를 달래는 사람들 등등. 그 가운데 하나 재미있는 일이 있다. 출발역에서 승차하지 않고 중간 역에서 승차하는 경우에 분명히 내가 좌석권을 갖고 있는데 누군가 좌석을 차지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입석권을 구입하신 분들이 피곤하여 빈 좌석에서 쉬고 있는 경우가 있다. 그 때에 “혹시 좌석 번호가 몇 번이시나요?”하고 좌석권을 가진 승객이 물으면 어떤 때는 앉아 있는 입석권을 가진 승객은 멋쩍은 미소를 지으면서 일어나기도 하거나 아니면 “죄송합니다”하고 피곤한 몸을 일으키기도 한다. 정말 좌석권을 가진 자이지만 죄송한 마음을 들기도 한다. 그리고 자리를 잡고 앉아 있으면 입석권을 구입하여 피곤한 몸으로 좌석에 기대어 여행하는 분들을 보노라면 죄송한 마음을 갖는다.
언젠가 나도 입석권을 구입하여 피곤한 몸을 가눌지 못해 괴로워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면서 빈 좌석만 있으면 기회를 보다가 잠시지만 앉아 피곤한 다리에 휴식을 주곤 했다. 그 때마다 역에 기차가 도착하기 전에 일어났다가 좌석권을 가진 분이 승차하지 않으면 안도의 숨을 쉬면서 다시금 그 좌석에서 앉는다. 이런 일들을 반복하는 여행은 정말 피곤하다. 정말 힘들다.
이와 유사한 일을 우리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외국에서 한국으로 유학을 와서 지내는 학생들을 생각해보자. 이와는 정반대로 외국으로 한국인이 유학을 가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그들은 하나같이 외국에 거할 수 있는 신분(status) 유지에 관해 힘들어 했다. 외국은 타향이 낯선 곳이다. 모든 것이 낯설다. 언어, 음식, 환경, 사람, 그리고 생활 등등 . . . 늘 불안한 것이다. 떠나야만 한다. 도중에 있다는 느낌이다. 그래서 늘 기동성 있게 움직여야만 한다. 늘 불안하고 힘들다. 항상 풀타임 학생신분을 유지하기 위해 막대한 등록금을 내기도 하며, 어디를 가든지 제한적 권리를 가질 수밖에 없다. 항상 움직여야만 하기 때문에 삶이 늘 유동적이다. 내일도 불투명한 경우가 있다.
그렇지만 불안하고 힘든 여행이지만 본향이나 고향 그리고 친구들이나 가족들을 만난다는 기쁨으로 잠시 몇 시간동안의 기차 여행을 참을 수 있다. 왜냐하면 몇 시간 동안의 힘든 여행이지만 편안하게 쉴 곳을 바라기 때문이다. 가야할 곳이나 기다리는 곳이 있으면 지금의 고통을 참을 수 있다. 또 학기말이 되면 학생들은 매우 긴장되어 있다. 직장인들은 진급시험에 긴장되어 있다. 모두들 긴장된 삶을 살아간다는 말은 아직 안정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긴장을 풀 수 있는 때를 바라보면서 긴장을 우리는 지낸다. 학생은 시험을 치른 후에 맞이하는 자유, 직장인은 진급한 후에 도래할 혜택, 또는 고통 가운데 오는 즐거움이 있기에 고시생들은 지금도 밤을 지새우며 열정을 불태운다.
이 지상은 본향이 아니고 타향이라고 한다. 본향은 도래할 하나님의 나라이다. 신자에게서 본향을 향한 삶이 없으면 헌신의 삶보다는 향락의 삶이, 봉사의 삶보다 즐기는 삶이, 내일 위한 삶보다는 오늘 위한 삶이, 이웃을 위한 삶보다는 자신을 위한 삶이, 하나님을 위한 삶보다는 세상을 위한 삶으로 흐르기 쉽다. 우리는 모두 본향을 향해 나아간다. 언젠가 주님 앞에 설 것이고 반드시 고백할 날이 있을 것이다. 피곤하여 지쳐 몸을 가눌지 못해도 본향을 가는 길이기에 희망과 보람이 있다. 그래서 타향의 삶을 무시하지 않는다. 타향의 삶을 불평하지 않는다. 짧은 타향을 지나 영원한 본향에 이를 것이기 때문이다.
지치고 피곤한 기차 여행이 끝나면 옷을 가다듬고 태연한 마음으로 정다운 가족들을 만날 준비를 한다. 또는 출구에서 기다리는 정다운 분을 보며 미소를 짓는다. 반갑다. 좋다. 그리고 즐겁다. 함께 만나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나눈다. 정말 정답다. 기쁨이 오고간다. 웃음의 꽃이 핀다. 마치 우리가 천국에서 주님과 성도들을 만난 모습을 이 곳에서 미리 맛보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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