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목회자 후보생들에게 (16) - 사소한 말조심

Eun Ra

｜ Date - 2006-06-21 13:36:17 ｜ Hit - 8424

“내가 언제 그 말을 했습니까?”
“아니~ 그런 것이 아니라 그런 것 같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역정을 내시면 어떻게 합니까? 제 본의가 그것이 아닌데 . . .”
“어쨌든 좋습니다. . . .”
이런 대화를 하는 경우가 있을 것입니다. 특별히 10대 자녀를 둔 부모들은 많은 경험을 할 인데 “학교에서 일찍 되돌아오고, 늦게 올 것 같으면 전화를 해. 너는 매사가 그렇단 말이야 . . .”
“전화한 적도 있잖아요? 그런데 항상 그렇다고 하면 어쩝니까?”
이렇게 대화가 되면서 부모의 마음은 불편해집니다. 아니 부모의 권면에 불편해진 10대이기 때문에 권면하는 사람도 불쾌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전달된 지도 모릅니다.
요즘은 ‘명예훼손’이란 말이 우리 주위에 흔히 돌고 있습니다. 비근한 예로서 이단들은 툭하면 명예훼손이라고 합니다. 특별히 그들의 거짓됨이나 이단성을 지적하면 그것을 꼬투리 잡아서 법정에 명예훼손죄로 고소하므로 이단들에 대해 운동하는 자들을 괴롭힌다고 합니다. 남의 말을 그대로 옮기는 것도 명예훼손에 해당된다고 하니 정말 힘든 세상에 살아가는 듯싶습니다. 밝은 면이 없지는 않습니다. 인터넷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타인의 글을 인용하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경우가 늘어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인용한 글을 ‘퍼온 글’이라고 합니다. 퍼오고 나면 누구의 것인지 모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인지는 몰라도 출처도 밝히지 않고 퍼온 글이든 출처를 밝혀도 이제는 명예훼손에 해당될 수도 있다고 하니 정말 말조심해야할 때라고 여깁니다. 전달한다고 하더라도 그대로 전달해야지 뭘 빠지거나 부족하면 그것도 명예훼손이 된다고 합니다. 작은 것 하나라도 실수하여 생략하거나 더 첨가하여 말했다면 그것도 명예훼손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문맥은 그렇게 중요치 않습니다. 남의 말을 할 때는 그대로 옮겨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경우에 따라 오해가 생겨날 수가 있습니다.
일을 잘 되다가도 이상하게 하나에 어긋났을 때 모든 것을 망치는 경우가 흔히 있습니다.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못 하나이지만 적절한 못 하나를 찾지 못해 힘들어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길에 버려진 나무 조각이라도 필요할 때는 없어서 아쉬울 때가 있으니 조각하나라도 경시하지 말아야만 할 것 같습니다. 버려진 무엇이라도 요긴하게 쓰일 경우도 있다. 그래서 나이 드신 어르신네들은 작은 물건 하나라도, 심지어 포장지 하나라도 버리지 않고 구석구석에 넣어두었다가 사용하십니다. 이런 면은 긍정적인 측면이지만 작은 것 하나가 없어서 낭패를 당하는 경우는 정말 우리 주위에서 흔합니다. 잘되다가도 단추 하나가 떨어져서 옷을 입지 못하는 경우, 깨끗한 옷을 입었는데 한 쪽이 제대로 다려지지 않아서 입을 수 없는 경우 등등 수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요즘은 원고지에 쓰는 경우가 별로 없습니다.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타이핑이었지만 지금은 주로 컴퓨터로 작업합니다. 원고 작성 시에 일어나는 여러 일들이 많이 생겨납니다. 손으로 쓸 때는 잘못된 부분들을 수정하면서 늘 언제든 들고 다니면서 읽을 수 있지만 컴퓨터에 작성한 것은 항상 컴퓨터를 작동시킬 때에만 볼 수 있습니다. 글로 쓰는 작업은 여러 장을 한꺼번에 펼쳐놓고 비교할 수 있지만 컴퓨터로 작성한 것은 한 페이지 아니 몇 페이지라도 볼 수 있지만 스크린의 크기가 한정되어있기에 여러 페이지를 한꺼번에 스크린에 띄우면 그 크기는 작아져서 차리라 한 페이지만 스크린에 띄워보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럴 때 문제가 발생하곤 합니다. 자칫 실수하여 저장하지 않았거나 잘못 작동하여 컴퓨터에 기록한 모든 내용들을 상실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나의 작은 것 때문에 일어난 현상들이죠.
설교자들은 늘 말하는데 익숙합니다. 그러다보니 남의 말을 인용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남의 말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지 간에 우리는 늘 인용합니다. 특별히 설교시간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의도적이지 않는데도 설교의 전체적인 내용보다도 단어 선택이나 표현 등으로 인해 성도들에게 깊은 상처를 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마음 아픈 일입니다. 표현력이 더욱 좋아야만 하겠다고 하겠지만 어떻게 수많은 성도들의 기호에 맞도록 설교할 수 있단 말인가? 원만한 성자도 아닌 설교자들이 모두들이 납득할만한 말을 하기란 정말 힘듭니다. 그래서 좋은 목회자가 되려면 훌륭한 성도들을 만나야한다고 합니다. 훌륭한 목회자가 있어야 좋은 성도들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어느 쪽이 충분조건인지 필요조건인지는 몰라도 분명히 필요충분조건으로 여겨집니다. 아무튼 늘 남의 말을 옮기는 목회자로서는 말하는데 보다 확실한 것을 파악한 후에 대언하는 습관을 가져야만 하겠습니다. 말 한 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고 하는데 . . . 평생 말을 하며 살아가야하는 목회자로서 성경에서 말씀하시는 것처럼 말조심을 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