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이 되려면 스캔들이어야 한다. 뉴스보도들 가운데 대체적으로 몇 주 동안 아니 몇 달 동안 장수하는 뉴스면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것이다. 처음에는 귀가 솔깃해서 듣다가 후에는 그런 것이지 하며 타성에 젖혀지는 경우도 있다. 가끔씩 들려오는 ‘인간드라마’는 우리들에게 큰 뉴스거리이다. 극적이기 때문이다. 뉴스는 극적인 것이어야 한다. 기대만하고 상상만 했는데 그런 일들을 누군가 행할 때 그것은 뉴스거리가 된다. 그리고 대화들 가운데 빅 이슈로 떠오른다: “너 그것 봤니?” “들어봤어?” 등등.
몇 년 전 한국에 와서 거리를 걷노라면 눈에 띄는 것은 간판들의 색깔이며 모양들이다. 매우 자극적이었다. 원색들을 사용하여 손님들의 눈길을 모으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하나 더 재미있는 것은 길거리에는 항상 전신주들이 있다. 어릴 때는 전신주의 선들 때문에 마음껏 연을 하늘로 날리지 못한 경우가 있었다. 그런데 요즈음에 와서는 전신주마다 붙어있는 광고들이다. 갖가지 광고들이 붙어 지나가는 행인들의 시선을 끌려고 한다. 하지만 거리의 미화문제가 있기 때문에 동회에서는 그것들을 붙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새로운 고안물을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고무줄을 이용해서라도 붙인다. 행인들이 누구든 쉽게 보도록 하기 위함일 것이다. 가능하다면 사람들의 관심을 끌려는 것이다. 더욱이 흥미 있는 것은 새로 개업했을 때 과거 같으면 돼지머리를 놓고 무당이 와서 굿을 들였다. 요즈음은 굿 대신 춤을 추는 아가씨들을 불려들어 춤을 추게 한다. 행인들이 그것을 보고 “아! 그 가게 열었구나”라고 인식하게 된다. 보다 자극적이어야 세간의 관심을 끄는 듯싶다.
베스트셀러가 되는 책들을 보아도 스캔들을 일으킨 사람들의 자서전, 아니면 감성에 충실한 책이 인기가 있단다. 특별히 20주 이상이나 베스트셀러 했던 「다빈치코드」라는 책은 아직도 인가가 여전하다. 미국에서는 영화까지 만든다고 하니 작년에 ‘the Passion of the Christ’가 최고의 뉴스 감이었다고 하면, 예상컨대 최고의 뉴스는 「다빈치코드」라고 여겨진다. 그만큼 그 안에는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스캔들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이야기이다. 그렇지만 재미있고, 호기심이 있는 것은 우리가 그런 것이 아니면 조금이라도 움직여지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인가 비밀이 있지 않았겠느냐고 여기는 호기심이 결국 독자들의 흥미를 자극시킨다.
책을 쓰면서 느끼는 것이다. 출판사에서 하는 말은 “책 제목도 잘 정해야합니다. 특별히 쇼킹이 되는 제목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잘 팔립니다.” 고 한다. 내용도 물론 좋지만 제목이 독자들의 관심을 가지도록 만드는 것이 더욱 잘 팔린단다. 워낙 많은 책들이 출간되기 때문에 독자들의 관심을 사기 위해서는 당연하다는 것이다. 기왕이면 눈에 드러나는 제목을 정하는 것이 좋다고 여겨진다. 또 격투기라는 경기가 TV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글로버를 사용하는 권투보다도, 각본대로 하는 프로레슬링보다 훨씬 젊은이들 가운데, 심지어 여성팬들이 많다고 한다. 매우 자극적이다. 실제로 피를 흘리고, 던지고, 때리고, 성을 낸다. 그것을 보며 사람들은 음식을 먹고, 음료를 마시면서 마치 영화의 주인공이 된 기분처럼 즐긴다. 정말 우리는 자극적인 시대에 살아가는 듯 하다.
성경을 읽을 때 기독교인들이 주로 읽는 부분들은 구약성경보다 신약성경이다. 구약을 읽어도 짧고 간결한 시가서들이나 이야기 식으로 되어있는 모세 오경이나 역사서들이다. 하지만 선지서들을 읽기란 쉽지 않다. 시가서들 가운데서도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아가서나 욥기는 예외라고 여겨진다. 그래서 이야기 식으로 되어있는 사복음서가 인기가 있다. 새로운 신자들에게 읽기를 권하는 성경도 역시 마가복음과 요한복음이다. 내용들이 간결하고 사건들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내용 가운데서도 극적인 표현들이 있는 부분들을 우리는 선호한다. 그리고 기억하여 그 말씀대로 간구할 때가 있다. 그래서 우리의 신앙생활도 극적이지 않으면 괜히 주저앉고 있는 듯 한 느낌을 갖는다. 불안할 때도 혹 있기도 하다. 그래서 체험적 신앙을 요구한다. 신앙은 경험에서 나온다고 할 정도로 체험을 강조한다. 요즈음은 ‘영성’이라는 말이 유행한다. 영성은 자신이 직접 체험해야만 한다는 것을 기반하고 있다. 이것 역시 자극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말 우리의 삶과 신앙이 자극적이어야만 하는가? 이대로 좋은가? 나는 늘 자문하여본다. 자극은 충격이다. 마치 심리적인 요법인 것이다. 우리 시대가 감성적이고 자극적이라면 성경은 결코 이것을 우리들에게 삼가기를 원한다. 눈으로 보아도 만족이 없고, 귀로 들어도 만족이 없을지라도 우리의 신앙은 여전히 주님 안에 있다. 주님은 우리를 여전히 변함없이 사랑하시기 때문이다. 우리의 감성에 따라 주님은 변하지 않으신다. 우리가 변하는 것이지. 우리가 변해도 주님은 여전하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감성적으로 접근해 간다면, 우리의 신앙에 무엇인가 다른 것이 있음을 알게 된다. 자극적인 것을 배타하는 것이 아니지만 자극적인 것을 선호해야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제목｜ 자극적이지 않기를. . .
파일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