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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te - 2004-12-22 11:10:44  |  Hit - 5929  
억눌려 괴로운 마음으로 예배에 참여한다. 성도들을 만나 인사를 해도 근성으로 받아 넘긴다. 마음이 편치 못하다. 내일일이 걱정이다. 여러 생각에 잠겨 있다. 원하는 것보다 원치 않는 것이 더 분명하기 때문에 걱정이 앞서고 짜증이 날 뿐이다. 얼굴의 인상은 굳어 있다. 차갑게 보인다. 한 마디로 기쁨이 없다. 오늘 따라 거슬리는 것이 많다. 집안이 깨끗하지 못하다. 음식 맛이 시원찮다. 먹는 둥 마는 둥 하며 아침 식사를 든다. 마땅히 입을 옷이 없다. 모두 유행이 지난 것이고 몸에 맞지 않다. 신경이 쓰인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싫다. 성형수술이라도 했으면 싶은 마음이다. 비교되는 외모에 마음이 자꾸 걸린다. 그러는 순간 꼬마가 흥얼대며 찬송을 부른다. “예수 사랑하심은 거룩하신 말일세. 우리들은 약하나 예수 권세 많도다. 사랑하심. 날 사랑하심. 날 사랑하심. 성경에 써있네 . . . 내가 연약할수록 더욱 귀히 여기사 높은 보좌 위에서 낮은 나를 보시네. 사랑하심. 날 사랑하심. 날 사랑하심. 성경에 써있네.” 어느새 나도 따라 부른다. 잡다한 불만이 생겼지만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지하철을 타러가면서 그 찬송을 입술 안에서 흥얼댄다. 그러는 가운데 알 수 없는 평안이 스며든다. 얼굴의 어두움은 사라지고, 불평은 사라지고, 작은 미소를 지으면서 발걸음이 가볍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아무쪼록 가라앉힌 감정이 일들을 직면하면서 예기치 않는 일들을 부딕치면서 다시 일어난다. 다람쥐 쳇바퀴를 도는 식으로 반복되는 일이 싫다. 보다 낫고 보람된 일이 없는지 찾고 싶은 심정이다. 언제까지 이런 곳에서 쥐꼬리만 한 사례를 받으려고 머리를 숙이고 살아야 하는지. 과거 학창시절에는 똑똑하다는 평을 받았는데 이 꼴이 무엇인지 한탄스럽기만 하다. 도대체 개혁이 없는 곳이기에 당장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꿀떡 같지만 마땅한 직업도 요즈음은 찾기 어렵다. 모두들 죽는다고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마지못해 울며 겨자 먹는 식으로 살아간다. 동료들을 보아도 기쁨보다는 불평이 앞선다. 평강보다는 불만으로 가득 차 있다. 이때에 어디에선가 은은하게 들려오는 찬송소리가 있다. “오늘 집을 나서기 전 기도했나요. 오늘 받을 은총 위해 기도했나요. 맘에 분이 가득 찰 때 기도했나요. 나의 앞길 막는 친구 용서했나요. 어려운 시험 닥칠 때 기도했나요. 주가 함께 당하시면 능히 이기리. 나의 일생다가도록 기도하리라. 주께 맡긴 나의 생애 영원하리라. 기도는 우리의 안식 빛으로 인도하리. 앞이 캄캄할 때 기도 잊지 마세요.”
힘든 하루다. 지하철마다 모두들 지친 모습을 하고 있다. 오고가는 대화는 걱정과 염려의 이야기이다. 들려오는 휴대폰 소리는 모두 신경질적 대화를 하고 있다. 모든 것을 잊고 잠시라도 안식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모든 염려를 모두 잊어버리고 낭만적인 순간을 맛보고 싶은 심정뿐이다. 복잡한 교통시간. 허겁지겁 뛰어 차에 올라탄다.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면서 겨우 자리를 잡았지만 내려야하는 정거장을 잊어버린 채 앉은 자리에서 곯아떨어지고 만다. 삶이 이런 것인지. 생각하면 어두운 밤길을 걸으며 집으로 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걸음은 집으로 향한다는 마음 하나 만으로도 힘을 솟아난다. 기적적인 일이 생기지 않는다 하더라도 쉴 수 있는 보금자리, 정다운 가족, 대화할 대상이 있다는 것이 감사할 따름이다. 더욱이 영원한 나라를 향하여 나아가고 있다는 확신 속에 사니 기쁠 뿐이다. 감사하다는 생각이 감돌면서 어느 샌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익숙한 찬송이 흘러 나온다. “내 영혼이 그윽이 깊은 데서 맑은 가락이 울려나네. 하늘 곡조가 언제나 흘러나와 내 영혼을 고이 싸네. 평화. 평화로다. 하늘 위에서 내려오네. 그 사랑의 물결이 영원토록 내 영혼을 덮으소서.”
오늘 하루도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지냈다. 불만스러웠던 하루였지만 순간마다 하나님의 은혜로 살아간다. 오늘도 하나님께 그 만큼 가까이 나아간다. 나아갈 때마다 부족함을 감출 수 없다. 부족한 자이지만 사랑하시는 은혜가 많으신 주님을 찬양하면서 단잠을 재촉한다. “하나님, 오늘 하루도 감사합니다. 하나님 사랑합니다. 정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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